프랑스 퇴직연금제도 개혁 논의

작성자: 김지영 (대구대 경찰학부 부교수)

작성일: 2023년 3월 10일

□ 배경

 마크롱 대통령의 집권 이후로 퇴직연금 개혁에 대한 논의가 지속되었음. 퇴직연금의 개혁 논의는 첫째, 직역별로 구분되어 있던 퇴직연금 체계를 일원화하는 것, 둘째, 법정 정년을 연장하는 것, 셋째, 최저 퇴직연금을 상향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였음. 

 이러한 논의를 입법화하기 위한 움직임은 2020년부터 지속되어 왔는데, “보편적 퇴직연금제도 창설에 관한 조직법안(projet de loi organique relatif au système universel de retraite)”과 “보편적 퇴직연금제도 창설에 관한 법안(projet de loi instituant un système universel de retraite)”이 2020년 정부제출법률안으로 2020년 2월 17일 하원에 제출되었음. 두 법안은 사회보장 영역에서 재원조달 및 지원에 관한 사항을 정해야 하는 “사회보장재정법(lois de financement de la sécurité sociale: LFSS)”의 내용을 정하는 것이었음. 

 이 중에서 “보편적 퇴직연금제도 창설에 관한 법안(projet de loi instituant un système universel de retraite)”은 2020년 2월 17일 하원에 제출된 이후, 행정부의 신임을 전제로 당해연도 예산 및 당해연도 사회보장 예산법의 의결을 할 수 있도록 한 프랑스 헌법 제49조 제3문에 따라 행정부가 의회의 의결 없이 법안을 통과시킴. 이에 따라 야당은 행정부 불신임안을 제출하였지만, 의결되지 못하여 행정부 제출법률안이 법률로 성립함. 이후 코로나 사태의 발생으로 관련 논의는 지속되지 못함.

 2023년 마크롱 정부는 퇴직연금 제도 개혁과 관련하여 1월 23일 “수정사회보장재정법”을 내각회의를 거쳐 하원에 제출하였으나, 하원이 2023년 2월 17일까지 의결하지 못하자, 행정부는 당해 법안을 2월 18일 상원에 제출하였고, 프랑스 상원은 3월 8일과 9일 사이에 201명의 찬성과 115명의 반대, 29명의 기권으로 법안 중에서 퇴직연령을 62세에서 64세로 연장하는 조항을 의결하였으며, 나머지 법안 내용에 대해서는 3월 12일까지 논의하기로 함. 3월 12일 상원에서 수정법안에 대한 사항을 의결하고, 다시 의결된 법안이 하원에 이송되는 절차를 거치게 되는데, 하원에서 상원이 의결한 법안에 대해 부결하면, 3월 15일 양원합동위원회에서 법안에 대한 논의를 하게 됨. 

 사회보장재정법(LFSS)은 프랑스 헌법 제47-1조 제1문에 따라 제출된 후 50일 이내(2023년 3월 26일)에 의회에서 의결되지 않으면, 행정부가 오르도넝스(Ordonnance)로 시행함. 

(https://www.vie-publique.fr/loi/287916-reforme-des-retraites-2023-projet-de-loi-plfss-rectificatif 최종방문일. 2023년 3월 10일.)

□ 퇴직연금개혁의 내용

 퇴직연금개혁의 방향성은 2020년 논의를 근거로 함. 우선 법정퇴직연령을 만 62세에서 만6 4세로 연장하고, 퇴직연금을 100% 수급하기 위해서는 연금납부기간 43년을 충족해야 함. 현재부터 2035년까지는 퇴직연금 100%를 수급하기 위한 연금납부기간이 42년에서 43년으로 점진적으로 증가하고, 2035년부터는 43년이 됨.

  다음으로, 기존에 직역별로 구분되어 있던 퇴직연금이 일반연금제도로 편입되게 되는데, 2023년 9월 1일 이후로 파리교통공사(RATP), 전기 및 에너지 산업 종사자, 프랑스 은행 등의 종사자의 퇴직연금 체계는 일반체계로 편입됨.

□ 프랑스 사회의 반응

 현재 2023년 초부터 3월까지 프랑스 노조에 의한 대규모 시위가 발생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고등학생 및 대학생까지 시위에 참여하고 있음. 퇴직연금과 관련하여, 법정퇴직연령을 상향하고, 연금보험료를 더 내고 덜 받아가는 구조로 설계되어 있는 퇴직연금 개혁에 대해 상당한 반발이 있으나, 마크롱 정부는 야당의 정치적 압박에도 불구하고 이를 진행하고 있음. 

□ 시사점

 

 최근 우리나라에서 국민연금제도 개혁에 관한 논의가 진행 중에 있음. 현재 프랑스의 퇴직연금개혁은 확정된 것이 아니기에 추후 입법 경과를 지켜보아야 하나, 논의의 주된 내용이 보험료율 인상, 소득대체율 조정, 가입연령 상한에 있는 점에 비추어 프랑스와 우리나라가 유사한 상황에 있는 것으로 보임. 아직까지는 구체적으로 논의된 바 없으나, 국민연금, 사학연금, 공무원연금 등의 통합 추진에 관한 사항이 정치적 이슈가 되고 있는 점에 비추어 프랑스의 연금개혁 사례는 유의미한 시사점을 주고 있는 것으로 보임.

 

참고사이트 및 문헌

김지영, “프랑스 사회보장체계에서의 재정통제”, 한양법학 제24권 제2집, 2013, 119-148면.

https://www.vie-publique.fr/loi/272912-loi-systeme-universel-de-retraite-reforme-des-retraites

https://www.gouvernement.fr/actualite/systeme-universel-retraite

https://www.vie-publique.fr/loi/287916-reforme-des-retraites-2023-projet-de-loi-plfss-rectificatif

https://www.lesechos.fr/patrimoine/retraite/les-6-points-clefs-pour-comprendre-la-reforme-des-retraites-1148041